E3 2009 의 핵심 발표라 할 수 있는 MS, 닌텐도, 소니 의 컨퍼런스가 모두 끝났다. 아직 컨퍼런스에서 미발표된 주요 내용들이 있다는 이야기도 있지만 E3 2009 의 핫 이슈라 불릴만한 발표는 대부분 나왔다고 봐야 할 것이다. 그 중에서도 하일라이트는 역시 MS 의 프로젝트 나탈이라고 해도 무방하지 않을까 싶다. 다만 프로젝트 나탈은 E3 2009 최고 화제꺼리임에도 불구하고 그 화제성에 비해서는 큰 반향을 불러일으키지는 않는 것 같다.

물론 닌텐도 Wii 에 준하는 반향을 바라는 것은 무리다. 프로젝트 나탈 자체가 Wii 의 컨셉을 따라가는 형국의 물건이기 때문. 그렇다손 치더라도 이번 E3 에서 프로젝트 나탈을 능가할만한 신선함 혹은 화제성의 발표가 없는 상황에서 E3 의 영향력을 감안해보면 너무 조용하다 싶을 정도. 여기서 닌텐도와 MS 의 대외적 차이점을 한가지 찾아보면 답이 나온다. 바로 얼굴 마담.


마리오의 아버지 미야모토 시게루는 닌텐도에서 제작을 총 지휘하는 개발 기획자이자 닌텐도의 얼굴 마담이다. 그는 각종 게임 쇼는 물론 여러 매체를 통해 대외적으로 닌텐도의 홍보를 담당하고 있다. 마리오와 젤다 같은 간판 게임들의 제작자라는 것 만으로도 그의 발언 하나하나가 유저들에게 큰 신뢰와 호감을 사는데, 그에 더불어 그의 친근한 인상과 여기저기서 하고 다니는 모양새(?)는 그의 얼굴 마담 가치를 한없이 빛내준다. 게임계에서 미야모토 시게루만한 영향력을 가진 이가 과연 몇이나 있을까? 그런 의미에서 닌텐도는 최고의 장기말을 가지고 있는 셈이다.


미야모토 시게루에 비할 수야 없겠지만 MS 역시 좋은 얼굴 마담을 가지고 있었다. 바로 피터 무어. 비록 그는 개발자는 아니지만 XBOX 런칭부터 줄 곧 MS 의 전략및 대외 활동을 담당해온 이 인물은 오랜 기간 XBOX와 함께 해오며 유저들과 비교적 친숙해졌고 컨퍼런스의 오프닝 쇼를 XBOX360 락밴드 시연 무대로 직접 꾸미며 즐기는 모습이나 소매를 걷어 올려 팔뚝의 자사 간판 타이틀 문신을 선보이는 등의 퍼포먼스로 MS 의 멋진 얼굴 마담 역할을 해줬었다. 다만 아쉽게도 EA 와 MS 의 전략적 제휴 측면으로 행해졌다는 인사 교환으로 그는 더이상 MS 의 직원이 아니라 EA 의 직원이라는 사실.

물론 MS 에서 나름대로 야심차게 발표를 준비했겠지만, 프로젝트 나탈의 발표에 있어 피터 무어가 있었다면 어땠을까? 라는 생각을 해본다. 이번 프로젝트 나탈의 발표에서 얼굴 마담의 부재를 대체하기 위해 MS 가 꺼낸 카드는 피터 몰리뉴라는 추앙받는 개발자와 그가 준비한 마일로 테크 데모를 시연했다. 하지만 피터 몰리뉴가 프로젝트 나탈과 마일로를 통해 기술의 종합적 설명을 그의 명성에 기대 신뢰를 밑바탕지을 수는 있으나 피터 무어와 같은 퍼포먼스를 기대할 수는 없다. 이번 프로젝트 나탈의 발표에서 아쉬운 점은 바로 그 퍼포먼스 이고.



소니도 얼굴 마담이 있었으며 이제는 콘솔 기기에서 손을 뗀지 오래된 세가도 얼굴 마담이 있었다. 굳이 게임계 뿐 아니라 어떤 분야던지 얼굴 마담의 역할을 중요하고 그를 가장 잘 입증해주는 인물이 애플의 스티브 잡스다. 현재 3파전을 이루고 있는 닌텐도, MS, 소니 모두 대표적 얼굴 마담들이 있었으나 MS 의 얼굴 마담은 전근을 가버렸고 소니의 얼굴 마담들은.. ..자세한 설명은 생략하겠다. (이번 E3 소니 컨퍼런스의 모션 센스 컨트롤러의 화제성이 프로젝트 나탈에 비해 신선함이 떨어지는 면도 있지만 이 역시 얼굴 마담의 부재가 작용했다고 생각된다.)

MS 나 소니 나 현재 얼굴 마담 직함이 부재중인데.. 언제쯤 납득할만한 얼굴 마담들이 나타날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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