젤다의 전설은 닌텐도 하면 떠오르는 마리오, 포켓몬, 젤다 트리오 중 한자리를 차지하는 인기 프렌차이즈다. 다른 두 프렌차이즈에 비해 세일 파워는 다소 밀리지만, 평가적 측면에선 머시기머시기 최고의 게임 하면 항상 3위권 내에 언급될 정도로 게임성 보증수표 면에선 마리오와 엎치락 뒤치락 하는 존재. 황혼의 공주는 닌텐도가 게임계 왕좌 탈환을 이룬 Wii 의 동시 발매 타이틀이었으나 국내 시장엔 최근에야 한글화로 정식 발매되었다. Wii 가 정발된게 언제인데.. 국내 닌텐도 Wii 소프트웨어 라인업의 부실함이 새삼스레 느껴진다. 좀 더 빨리 발매될 줄 알았건만 이제야 만나게 된 원망감이 적지 않지만, 가뭄 속 단비가 원망보단 기쁨을 상징하듯 어쨌거나 저쨌거나 이제라도 나온게 어디인가. 


리얼 사이즈로 폼 낸 세번째 3D 젤다

황혼의 공주가 E3 2004 최초 공개된 당시 게임계에 터진 함성과 외적인 변화, 8.. 8등신이야! 였다. 시리즈 전통의 주인공 링크는 이제까지 매번 하이랄 왕국의 평화를 지켜냈건만 외형적인 한계와 한계를 커버해줄 일러스트도 빈약했기에 용사라는 포스가 나름 약했고, 이는 시리즈는 유명하지만 주인공 공식 이름은 모르는 사람이 많은.. 그런 존재였으나 이번 황혼의 공주를 통해 멋져부린 일러스트와 게임 내 8등신의 훤칠한 모습은 누구못지 않은 늠름한 용사님의 모습 바로 그것이었다. 이는 높은 게임성에도 불구하고 꼬꼬마스러운 게임 전체적 외형 때문에 많은 논란에 휩쌓였던 전작 바람의 택트를 향한 반감에 대응한 닌텐도의 전략이 아닐까 싶다. 어쨌든 훤칠한 캐릭터의 모습으로 Wii 성능으로는 나름 최대한 게임의 세계관을 현실적 형태로 표현한 황혼의 공주는 기대감과는 달리 확립된 그간 젤다의 전설의 이미지 덕분에 약간 초반 적응이 힘들 수도 있다. 


전작들이 그러했듯 황혼의 공주 역시 변두리 시골 청년 링크가 용사로 각성하여 하이랄 왕국을 구한다는 스토리 라인을 가진다. 이번작에서 왕국을 위협하는 실체는 빛의 세계에 상반하는 어둠의 세계 왕 젠트. 젠트는 강력한 마을을 이용해 빛의 세상을 어둠이 지배하는 황혼의 세상으로 뒤바꿔 버리고 촌뜨기 링크는 얼떨결에 이 황혼을 걷어낼 선택받은 용사로서 조력자 미드나의 도움을 받아 모험을 시작한다. 황혼의 세계는 이번작의 가장 큰 특징으로 황혼이 뒤덮힌 어두운 공간에서 링크는 인간이 아닌 늑대의 형상으로 변하여 게임이 진행되고, 늑대 상태에서 황혼을 걷어내면 동일한 지역을 인간 형상의 링크로 다시 진행하게 된다. 형상과 지역 상태에 따른 플레이 묘미가 잘 구분되어 있는 것이 특징. 늑대 형상은 어둠이 뒤덮힌 환경 제약 사항 덕분에 시각적으로 위축되고 장비나 아이템을 사용할 수 없어 다소 답답함이 느껴져 초반 적응은 약간 까다롭다. 다만 늑대의 동물적 감각을 활용한 플레이와 미드나가 이끄는 화끈한 서포트는 그만큼 색다른 플레이의 맛이 있다. 인간 형상에서는 폭탄, 부메랑, 활과 같은 각종 장비와 아이템을 이용해 다양한 방법으로 적들과 대치하고 늑대 모드에 비해 난이도가 높아진 퍼즐 요소를 풀어나가야 한다.



전반적 시스템은 시리즈 전통을 그대로 계승하고 있다. 전투는 두 형상 모두 필드의 적들과 실시간으로 대치하는 액션이며 레벨 개념 없이 이벤트에 따른 라이프 증가와 모험 중 가끔씩 장비 교체가 성장은 전부다. 화폐 루피는 전투를 통해 얻는 양보다는 퍼즐을 통해 얻는 양이 절대적이라 전투의 지루한 반복이 강요되지 않고 유저의 욕구에 따라 액션 전투를 즐기거나 아니면 몬스터들을 무시하며 피해다닐 수도 있다. 라이프 포션의 공급은 필드 오브젝트를 통해서도 이뤄지니 굳이 위험한 순간의 모험을 할 필요도 없다. 소재적 뉘앙스나 얼피봤을 때의 겉모습이 주는 뉘앙스는 영락없는 액션 RPG 지만 따지고보면 액션 어드벤쳐라 보는 것이 더 타당하며 이 또한 젤다 시리즈의 전통적 애매모호한 정체성이다. 

시간의 오카리나 향수가 짙게 느껴지는 게임

분위기의 특이사항이라면 마치 시간의 오카리나를 플레이하고 있는 것과 같은 착각이 드는 점이다. 비록 시간의 오카리나의 링크가 단신이긴 하지만 리얼적 외형을 가졌다는 아주 단순한 유사점 그 이상으로 전투 스타일이나 필드의 구현 상태, 퍼즐 풀이 구조가 매우 흡사하다. 또한 늑대 형상에서의 울음 소리 연주라는 음악적 요소의 삽입은 오카리나의 그것과 직접 연결된다. 특히나 바람의 택트가 맵의 구조를 활용한 액티브함을 선보였던 것을 떠올려보면 황혼의 공주는 분명 오카리나 계열(?)이다. 

몇몇 서브 퀘스트가 존재하긴 하나 메인 스토리 진행에 따라 정해진 라인을 따라 일방 통행으로 쭉 진행된다. 스토리 라인이 성인 취향이라 보기엔 무리가 있지만 성인도 별 거부감 없이 즐기기 무난하며, 중간중간 익살스러운 개그 연출이나 시리즈 최초 리얼 사이즈 형상을 백분 활용한 짧지만 굵은 몇몇 연출 장면들은 적지않은 임팩트를 준다. 플레이의 대부분을 차지할 퍼즐은 후반부로 갈수록 맵이 커지는 만큼 복잡해지는지라 마냥 쉬운 난이도는 아니지만 퍼즐 풀이를 위한 주요 포인트를 게임 내에서 직관적으로 제시해주고 있는지라 좌절적이지도 않은 적절한 수준의 난이도를 보여준다. 중간 중간 스토리를 동반한 미니 게임과 별개의 미니 게임이 따로 제공되고 있기도 하다. 


위모트 컨트롤러는 물론 눈차크까지 Wii 의 모든 컨트롤러 버튼들이 게임 상 활용되고 있어 조작계에 완전히 적응하는데 시간이 좀 필요하다. 캐릭터의 이동은 눈차크로, 공격 동작은 위모트로 하는 것이 기본 방침이며 활용 동작을 위해선 두 컨트롤러 조작의 적절한 병행이 필요하다. 위모트를 활용한 컨트롤은 패드만을 사용했던 전작들에 비해 색다른 손맛콰 컨트롤의 확장을 보여주며, 특히 미니 게임에서 빛을 발하고 있기는 하지만 공격 동작 하나하나마다 위모트에 스냅을 주며 흔들어야 하기 때문에 미니 게임과는 달리 오랜 시간 플레이하는 젤다의 특성상 피곤함과 거추장스러움이 느껴지는 단점이 갈수록 크게 느껴진다.황혼의 공주는 리얼 사이즈 캐릭터라는 외형적 특징과 여타 콘솔과는 차별되는 Wii 컨트롤의 특징을 젤다 시리즈에 접목시킨 게임이다. 본문 중 시간의 오카리나의 흔적이 강하다 언급하였는데, 시간의 오카리나는 젤다 중 으뜸이라 칭송받는 작품이니 굳이 게임성에 대해 더이상 장황하게 설명할 필요가 없다. 가뭄에 허덕이는 소프트 라인 속에 대유행도 지나갔고, 먼지가 소복히 쌓여있을 법한 Wii 의 먼지를 털어낼 계기로 삼기에 충분한 타이틀이다.


Good
뛰어난 액션성과 타격감
위모트 컨트롤로 요소별 컨트롤의 묘미 부여
리얼 사이즈로 표현된 그래픽 특징을 살린 게임 연출의 감흥
과하지 않으면서도 직관적으로 제공되는 게임 내 힌트 요소

Bad
여러 요인들로 최신 게임들에 비해 떨어질 수밖에 없는 그래픽 퀄리티
기본 조작시 위모트 컨트롤의 피곤함과 거추장스러움

게임명 : 젤다의 전설 : 황혼의 공주
장   르 : 액션 어드벤쳐
개발사 : 닌텐도
유통사 : 닌텐도
플랫폼 : Wii, NGC
발매일 : 북미 - 2006. 11. 16.  일본 - 2006. 12. 09.  국내 - 2009. 08. 27.
한글화 : Wii 버전 완전 한글화
공식 홈페이지 :  http://zelda.nintendo.co.kr/

평가 : 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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