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가을 중점적으로 포스팅한 주제가 닌텐도, 소니, MS 가 연말에 펼칠 모션 컨트롤러 전쟁에 대한 프리뷰였습니다. 지난 11월 MS 키넥트의 출시를 마지막으로 현세대 게임기 시장의 경쟁을 벌이고 있는 Wii, PS3, XBOX360 모두 다음 경쟁의 키워드 중 하나인 모션 컨트롤러 라인업을 갖추게 되었고 이들은 각자의 장점을 적극적으로 부각시키며 연말 대목 시장을 무대로 첫 대결을 펼치고 있습니다.


전쟁 초반부 각 진영의 표정

북미 지역은 지난주 연말 홀리데이 시즌의 시작을 알리는 추수감사절과 연중 최대 소비가 이뤄진다는 블랙 프라이데이를 보냈습니다. 홀리데이 시즌은 이제 시작됐을 뿐이지만 모든 기업들에게 이번 홀리데이 시즌의 전반적인 소비자들의 동향을 파악하기에는 매우 적절한 시기였지요. 닌텐도는 연말 게임기 시장 경쟁의 화두로 떠오른 모션 컨트롤 분야에서 방어전을 치루는 입장이었습니다. 지난 5년간의 선점 효과를 무시할 수는 없지만, 갈수록 눈이 높아져가는 소비자들의 입맛을 과연 Wii 가 만족시킬 수 있는가에 대한 의문과 걱정이 앞섰던 것이 사실입니다. Wii 는 지난주 블랙 프라이데이 주간동안 약 60만대가 판매됐습니다. Wii 는 판매량이 올해들어 전년에 비해 눈에 띄는 감소추세를 보였습니다만, 블랙 프라이데이 주간의 판매량만큼은 전년에 비해 약 10% 상승한 판매를 이뤄냈습니다. 아이폰의 영향으로 비록 DS 의 판매량은 눈에 띄게 줄었지만 거치형 게임기의 모션 컨트롤 경쟁에 있어서만큼은 Wii 가 아직 경쟁력이 있다는 것을 입증한 사례였고 닌텐도는 Wii 의 성과에 만족하는 모습입니다.

닌텐도의 연말시장 공략 코드는 레드


키넥트라는 풀 모션 컨트롤러를 내세운 MS 는 키넥트를 포함한 XBOX360 으로 인한 성적에 매우 만족하고 있습니다. MS 는 키넥트가 출시 한달간 약 250만대의 판매량을 기록했으며, 판매의 하일라이트였던 블랙 프라이데이 주간을 말하며 'XBOX 역사상 최고의 블랙 프라이데이였다' 며 자축하고 있습니다. 키넥트는 11월 출시된 만큼 블랙 프라이데이 주간의 판매량이 별4도로 언급되진 않고 있습니다만, 출시를 앞두고 원래 300만대의 판매 목표가 설정되었으나 출시를 전후로 한 주문량의 증가로 목표는 단숨에 500만대로 상향조정되었고, 같은 기간 키넥트의 모체가 되는 XBOX360 과 XBOX Live 결제도 크게 상승했다고 합니다. 또한 키넥트는 XBOX360 의 주변기기이지만 해커 (부정적 의미가 아닌) 들에 의한 비공식 PC 드라이버가 배포되면서 XBOX 를 넘어 PC 를 통한 다양한 활용성을 제시하고 있고 몇몇 영상들은 유튜브를 통해 큰 인기를 끌기도 했습니다. MS 의 자금을 앞세운 마케팅이 활발하기는 했지만 출시전 불확실성이 상대적으로 컸던 키넥트인만큼 현재까지의 성공적인 결과는 반사적으로 더 희망적인 분위기를 그리고 있기도 합니다.

블랙으로 옷을 갈아입은 신형 XBOX360 과 화제의 키넥트


지난 9월 PS 무브로 먼저 도전장을 내밀었던 소니의 표정은 애매모호합니다. 소니는 PS 무브가 출시 두달간 410만대의 출하되었다고 발표했는데요. 두달간 410만대라는 숫자는 MS 가 환호하고 있는 250만대와 비교해 전혀 처지니 않는 숫자이긴 하지만, 무브의 410만대는 두가지 문제점을 가지고 있습니다. 우선 410만대란 숫자가 최종 판매량이 아닌 출하량을 가르키고 있으며 이 또한 처음엔 정확한 명시를 하지 않아 언론의 문의가 이어진 후에야 출하량이라는 정확한 사실이 밝혀졌다는 겁니다. 410만대가 출하된 배경엔 당연히 그에 준하는 주문량이 있었다고 상식적으로 예상할 수 있기에 무브가 그에 준하는 반응을 얻어내고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만, 많은 재고가 진열대나 창고에서 썩고 있을지도 모른다는 최악의 시나리오를 완전 배제하기도 어렵습니다. 최악의 시나리오가 아니더라도 숫자를 부풀리기 위한 소니의 숨은 의도가 없었다고 할 수 없지요. 둘째는 키넥트가 단일품인 것에 반해 무브는 컨트롤러가 여럿으로 나뉘어 있다는 겁니다. 한사람이 4개의 유닛을 살수도 있고 하나의 유닛을 살 수도 있는거죠. 구성품의 번들구조가 복잡하기도 해서 대략 4200만대가 깔린 PS3  중 몇대의 PS3 가 무브와 함께하는지 파악하기도 어렵구요. 이런 이유들로 410만대를 놓고 볼 때무브에 대한 시장의 반응을 부정적이라 몰아세울 수는 없습니다만, 키넥트와의 상대적 비교에 있어서만큼은 현시점에서 밀리고 있다고 봐야할 것 같습니다.

컨트롤러 4개와 400만은 관계까 없겠지..?



향후의 대결을 간략히 전망해보면

지금까지의 결과를 놓고보면 Wii 는 여전히 유저들에게 매력적으로 어필하고 있으며, 키넥트와 무브 역시 가격적인 장벽을 딛고 높은 관심을 받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모션 컨트롤이 향후 게임기 시장의 성패를 가늠할 핵심 키워드가 될 것이라는 애초의 전망이 향후 맞아떨어질 지는 좀 더 두고봐야 할 일이지만, 모션 컨트롤 자체가 유저들의 큰 관심을 받고 있는 것 만큼은 확실합니다.

Wii 가 여전히 매력적이라곤 하더라도 키넥트나 무브의 보급 속도는 예상을 훌쩍 뛰어넘고 있습니다. 투자자문회사 웨드버시 모르간은 현재의 추세라면 XBOX360 과 PS3 두 기체를 합쳐 올 연말까지 최소 800만 이상의 신형 모션 컨트롤러를 탑재하게 될 것이며, 내년까진 2천만대 이상이 탑재될 것이라 전망하고 있습니다. 2000천만대가 Wii 의 보급량에 대적하기엔 여전히 부족한 숫자이긴하지만, 같은 모션 컨트롤 환경에서 Wii 의 단점을 부각시키기에는 충분한 숫자이기도 합니다. 상대적으로 Wii 하드웨어 판매량의 추이는 지금보다 더 가파르게 하락할 것이며 막강한 Wii 보급률을 활용하기 위한 닌텐도의 적당한 소프트웨어 발매가 이어지지 않는다면 게임기 시장의 지분을 MS 와 소니에게 지속적으로 빼앗기게 될 것입니다. 아니라고는 잡아떼고는(?) 있지만 닌텐도의 마음은 이미 3DS 나 Wii 2 로 떠낫 것 같기에 Wii 는 이대로 추락할 것 같습니다만.

키넥트와 무브의 대결은 아직 초기단계이기에 섵불리 판단할 수가 없습니다. 개인적으론 꾸준히 키넥트의 우세를 점쳐오고 있습니다만, 키넥트나 무브가 지금과 같이 빠른 판매를 보일 것이라곤 전혀 생각치 못했기에 부족한 제 예상은 별 의미가 없을 것 같습니다. 키넥트나 무브의 초기 게임들은 대부분 예상을 크게 빗나가지 않는 범위에서 평작 수준으로 게임보단 두 모션컨트롤러 자체의 새로움에 유저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습니다. 앞으로의 과제는 당연히 소프트웨어.


당장 시장의 관심을 더 많이 받는 것은 키넥트이긴 합니다. Wii-HD 라는 비아냥을 듣는 무브와는 달리 키넥트는 확실히 다른 모션 컨트롤을 선사하고 있고 확장 활용의 측면에서도 무브에 앞서고 있습니다. 이같은 자신의 장점을 키넥트가 향후 얼마나 소프트웨어로 활용하느냐에 따라 키넥트의 우세가 계속되느냐 말 것이냐가 좌지우지될 겁니다. 멀티플랫폼 게임의 경우 키넥트가 무브에 비해 새로운 활용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유리한 면이 있기도 하지만, 그 활용법이 까다롭게 작용할 수도 있을 겁니다. 반면 소니는 퍼스트파티 라인업이 MS 에 비해 두터운 장점을 가지고 있습니다. 현저히 뒤쳐지던 PS3 의 보급률을 지금처럼 대등할 수 있게 뒷받침이 되어준 것 역시 소니의 두터운 퍼스트파티 라인업입니다. 소니를 지탱해준 퍼스트파티가 무브를 살려야하는 셈인데, 최근 발매된 그란투리스모 5 의 경우 PS3 의 판매량은 올려주고 있을지언정 무브에 대한 지원은 전무나 다름 없습니다. 그란투리스모 5 가 무브를 어느정도 활용만 해줬더라도 현재 무브에 대한 평가나 결과는 상당히 달라졌을텐데.. 연기를 밥먹듯이 해오면서 무브 활용도 못한 그란투리스모 5 는 어떤 의미론 소니에게 뼈아픈 타이틀이 아닐 수 없습니다. 그란투리스모 5 같은 경우가 다시 발생한다면 무브로썬 참 어려운 싸움이 될 것입니다.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