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ame/Story
스크린샷으로 훑어보는 와우의 추억 - 2 -
hk.
2010. 9. 25. 06:41
와우의 두번째 확장팩 리치왕의 분노는 개인적으론 제가 본격적으로 와우의 삶에 완전 정착해버렸던 확장팩입니다. 불타는 성전 말기에 뒤늦게 와우를 시작하면서 레이드의 재미에 완전 빠져버렸고, 운 좋게도 레이드의 필수품이었던 아이템 수급은 물론 큰 장벽없이 상급 던전의 컨텐츠를 묻어가며 즐길 수 있었죠. 하지만 새로운 확장팩이 적용되면서 골드를 제외한 기존의 캐릭터 자산들은 쓸모없는 것들로 완전 리셋이 되었고, 이를 계기로 저 자신도 묻어가는 것이 아닌 정예 요원으로써의 레이드 참여를 시도했습니다. 그 결과가 이른바 와우 폐인의 나락 (..) 이었고, 어느새 만렙 캐릭터는 4개가 되어있더군요. 곧 다가올 대격변 확장팩 역시 언제나 그렇듯 모든 유저의 출발선이 동등하게 리셋되는만큼 혹시라도 상위 유저와의 격차때문에 괴리감을 느끼는 유저들에겐 새로운 기회(?)가 될 것입니다. 물론 시간 투자를 많이 하는 유저가 짱이라는 기본 공식은 변하지 않겠지만..
리분의 새로운 대륙, 노스렌드는 두곳의 시작지점이 있었는데요. 전 종족이 언데드였던지라 언더시티의 비행편를 통해 노스렌드의 울부짖는 협만 지역을 시작지점으로 삼았습니다. 확장팩이 적용되자마자 많은 유저가 빠른 레벨업을 위해 달리기 시작했고, 그 결과 퀘스트의 목표가 되는 몹들의 쟁탈전이 매우 치열했죠. 필드 레벨업의 경쟁이 치열함을 미리 예견한 일부 하드코어 유저들은 아예 인스턴스 던전의 무한 뺑뺑이 사냥만으로 레벨업을 시도하기도 했었습니다. (제가 플레이한 서버는 그런 유저들이 모두 각 직업별 최초 80레벨 위업을 달성했습니다) 리치왕의 분노의 퀘스트들은 이전 아웃랜드까지의 퀘스트들에 비해 좀 더 활동성이 강조되었고, 다양한 탈 것을 활용한 퀘스트들은 유저들에게 크게 호응을 얻었습니다. 후반대 퀘스트들의 경우엔 퀘스트 스토리의 진행도에 따라 필드가 변화하는 인스턴스 필드 개념이 도입되어서 퀘스트의 스토리 몰입도를 좀 더 높여주기도 했었구요. 또한 리분의 주인공인 리치왕 아서스가 초기 퀘스트들부터 간간히 유저들에게 그 모습을 비춤으로 커다란 스토리라인을 확실히 부각시켜주기도 했습니다.
노스렌드의 5인 던전은 확실히 아웃랜드 시절의 5인 던전에 비해 난이도가 많이 낮아졌습니다. 메즈기의 활용을 거의 요구하지 않았고, 팀원들의 손발만 잘 맞는다면 광역기만 사용해도 무리가 없었습니다. 점사를 확실히 하는 것은 기본이요 메즈기의 활용이 절대적으로 요구됐던 아웃랜드 시절에 비하면 정말 쾌적했죠. 더불어 구조적으로 유저의 편의성이 많이 고려된 부분이 가장 마음에 들더군요. 80레벨만 되면 아무 조건없이 영웅 던전 진입이 가능하다는 것 역시 블리자드가 리분에서 의도한 바를 잘 느끼게 해줍니다. 그렇다고해서 영웅 던전들의 난이도가 무작정 쉬웠던 것은 아닙니다. 지금이야 세기말이라 유저들의 장비가 워낙 좋아지기도 했거니와 새로 적용된 시스템인 무작위 던전의 보상이 나쁘지 않아 상위 유저들도 5인 던전에 자주 참여하는 관계로 5인 던전은 애들 장난 같은 수준이지만, 초기만 해도 전멸이 빈번히 발생했었습니다.
첫 기획 발표와 리분의 완전 초기만해도 유저들에게 열렬히 환영받았던 필드 전쟁의 메카, 겨울 손아귀. RvR 을 즐기는 유저들을 위해 아예 필드쟁을 위한 지역을 따로 마련하고 기존의 필드쟁에 각종 탈것과 도구를 추가해서 공성전 개념을 덧씌운 리분 확장팩의 야심작인데요. 결론적으로 겨울 손아귀는 실패작이었습니다. 워낙 많은 유저가 제한된 공간에 동시에 몰리는데다 거기에 각종 도구의 데이터까지 겹쳐지는 관계로 심각한 서버 부하를 일으켰고 겨울 손아귀에서 발생한 데이터 처리량의 부하는 서버 전체로 퍼져 서버 자체를 셧다운 시켜버리는 (..) 경우까지 발생하기도 했습니다. 덕분에 당시 낙스라마스와 같은 레이드 던전을 공략 중이던 수많은 공대들의 공대원들이 서버랙을 버티지 못해 한번에 몰살당해서 근처의 리스폰 장소에서 수백명의 유저가 한번에 리스폰되기도 했었죠. 블리자드가 겨울 손아귀 전쟁이 야기하는 서버 랙에 대한 조치를 취했음에도 겨울 손아귀로 인한 랙은 근본적인 해결이 되지 않았고 나중엔 인원 제한까지 걸어버렸더군요.
리분의 첫 공격대 던전은 낙스라마스입니다. 과거 오리지날 시절 상위 1% 유저 정도는 되야 문턱 구경정도 할 수 있었다는 던전을 리분에서 재활용 한 던전이죠. 재활용 던전이기에 과거의 모든 보스가 과거의 공략법과 동일했고, 덕분에 그만큼 유저들에게 빨리 점령되버린 던전이죠. 세계 최초 킬을 달성했다는 엔시디아 공대는 만렙도 아닌 77 레벨의 캐릭터로 이 던전의 공략을 완료해버리는 바람에 블리자드가 부랴부랴 80레벨 진입 제한을 걸어버리기도 했습니다. 대표적인 네임드는 패치워크, 타디우스, 라주비어스, 사피론, 켈투자드 등을 꼽을 수 있는데, 개인적으론 타디우스 공략을 가장 재미있게 즐겼습니다. 역시나 DPS 뻥튀기가 잘되다보니 딜하는 맛이 있었어요. (딜링 체크용 네임드는 패치워크였지만..) 가장 지옥같은 네임드는 글루스. 앞서 이야기 한 겨울 손아귀로 대표되는 서버 랙이 한창 극악으로 치닫던 시기가 바로 낙스라마스 공략 시기였고, 랙의 영향이 처절하게 다가오는 네임드가 바로 글루스였습니다. 쫄 드리블을 주로 담당했기에 아무리 때려도 반응없이 글루스의 아가리를 향해 기어가는 쫄들을 보기가 답답하기 이를데 없었고, 랙 때문에 어처구니 없는 거리에서 한방에 나가 떨어지기 일쑤이기도 했죠. 정말 낙스라마스 시기는 몹과의 싸움도, 공대 내 바보와의 싸움도 아닌 랙과의 싸움이었습니다.
낙스라마스의 막보스 켈투자드 드랍 아이템의 알짜배기는 인배 (인간 배반자), 최미 (최후의 미소), 변조 (변화의 조수), 성불 (성스러운 불꽃의 횃불) 입니다. 레이드 특성상 탱커가 중요하다보니 초반엔 최미를 포함해 최인변 3종세트가 부각되었고, 나중엔 최미를 제외하고 힐러를 위한 성불을 포함해 조인성 3종 세트로 불렸는데요. 낙스라마스 초기까지만 해도 리분의 초기였기에 골팟보단 주사위팟이 성행했었고 모두가 켈투자드가 드랍하는 알짜배기 아이템의 획득을 노렸습니다. 이때 부각된 우스갯소리가 바로 '켈투 앞 무득 성기사' 였죠. 인배는 징벌 특성에 적합했고 최미는 보호 특성에, 변조와 성불은 신성 특성의 최고 무기였습니다. 모두가 득관리를 하며 마지막 최상급 무기를 노리는 판에 이들 무기들을 모두 선택지로 가질 수 있는 성기사는 그야말로 얄미운 클래스였습니다. 꼭 이때 뿐 아니라 와우 전 기간을 통틀어 성기사 특유의 모든 템에 눈독 들일 수 있는 특성은 여타의 다른 클래스들에게 시기와 질투의 대상입니다.
낙스라마스와 함께 말리고스가 지키는 마력의 탑 꼭대기 영원의 눈, 살타리온이 지키는 흑요석 성소가 짧은 던전으로 제공되었습니다. 말리고스는 3페이즈로 넘어가면 공대원 전원이 비룡을 타고 말리고스를 상대해야 하는 특이함 덕에 많은 공대원들이 비룡 조종에 익숙하지 않아 고전을 면키 어려운 보스였죠. 반면 빠르게 비룡 조종을 터득한 공대원들은 그렇지 않은 공대원들과 안드로메다 광년 거리의 딜량을 뽑을 수 있는 보스이기도 했습니다.
살타리온은 노멀 모드로 공략하면 가장 쉬운 보스였지만 하드 모드로 공략하면 가장 어려운 보스로 둔갑하는 리분의 레이드 특성 '하드 모드' 를 최초로 부각시킨 네임드였습니다. 황혼의 정복자와 일몰의 정복자라는 칭호를 주기에 성취감면에선 확실히 남다르긴 했지만 그에 반해 최고 난이도의 드랍 아이템 차이점은 '탈 것' 뿐이었기에 실용성 측면에선 별로였다고 할까요. (10인 던전의 일몰의 정복자가 25인 던전의 황혼의 정복자보다 난이도가 더 어려웠습니다) 당시 일몰의 정복자 칭호를 얻기 위한 유행이 일어나기도 했는데. 당시의 최고 난이도 공격대 도전이었다는 측면도 있었지만 가장 큰 이유는 310% 속도의 날탈을 얻기 위해선 10인 공격대 업적을 모두 달성해야 했고, 일몰의 정복자가 10인 공격대 업적에 포함되기 때문이었습니다. 물론 25인 공격대 업적을 모두 달성하면 좀 더 멋있는 310% 속도의 날탈이 지급됐었지만 여기엔 낙스라마스 불사신이란 불가능에 가까운 업적이 조건에 포함되었기에 모두 10인으로 우회했던 것이죠. 저도 당시 한창 일몰의 정복자를 달성하기 위해 직접 공대를 모아 마이크까지 잡으며 도전을 했었는데요. 거의 성공 직전에 제가 공략을 헷갈리는 바람에 마이크로 뻘소리를 해버려 도전에 실패했고, 결국 다른 공장의 파티원으로 칭호를 달았던 쓰디쓴(?) 기억이 있습니다.
리분으로 넘어오며 아이템 수급의 두드러진 특징은 문장으로 티어 방어구 (or 탄력 방어구)를 구입할 수 있었을 뿐 아니라 아카본의 석실 네임드들에게서 티어 아이템들을 얻을 수 있었다는 겁니다. 아카본의 석실은 새로운 단계의 티어 장비가 업데이트 될때마다 에말론-코랄론-토라본 과 같은 네임드들이 추가되어 매번 새로운 티어를 유저들에게 선물했죠. 문제는 10명 혹은 25명의 공격대 인원 중 이들로부터 방어구를 얻을 수 있는 인원은 2~3명 뿐이었고 이조차 티어가 나올지 탄력이 나올지 혹은 어느 직업의 방어구가 나올지 알 수 없었기에 유저들에겐 일종의 일주일에 한번 경험하는 로또와도 같은 성격의 던전이었습니다. 다른 던전의 막공들은 대부분 골팟으로 아이템 입찰이 진행되는 것에 반해 아카본의 석실은 로또성이 워낙 짙었고 아이템을 착용할 수 있느냐 없느냐의 여부가 워낙 분명하게 갈리기에 주사위팟으로 진행되었죠. 리분 시기 만렙을 찍은 유저라면 누구나 한번쯤은 '제발 이번주엔 아카본신의 은혜가 내리기를..' 이란 바램을 느껴봤을 겁니다. 하지만 난 주사위조차 굴려본 적이 없고, 결과에 허탈할 뿐이고. 귀찮지만 다음주를 기약해야 하고, 다음주도 안나올 것 같고.. ...
사실 낙스라마스로 대표되는 리분의 첫 레이드 컨텐츠는 워낙 빨리 소모되었음에도 블리자드의 다음 컨텐츠 제공이 상당히 늦어져 많은 불만을 야기했습니다. 긴 기다림 끝에 업데이트된 리분의 두번째 컨텐츠는 울두아르의 비밀. 울두아르는 유저들의 긴 기다림에 보답이라도 하듯 엄청난 규모를 자랑했고, 낙스라마스가 상당히 낮은 난이도를 가졌던 것에 반해 비교적 높은 난이도를 보였던 레이드 던전입니다. 레이드 던전마저 광처리로 일관되던 쫄 구간은 메즈와 점사의 필요성이 다시 부각되었고 각 네임드는 모든 공대원들의 적절한 열할 분담과 보다 일사분란한 움직임을 요구했죠. 게다가 모든 네임드를 노말 하드 난이도로 나누어 선택 공략할 수 있도록 함으로 도전을 즐기던 유저들에게 여러모로 상당한 지지를 받았습니다.
하지만 울두아르의 어려운 레이드 컨셉은 낙스라마스로 쉬운 레이드에 익숙해진 대부분의 유저들에게 불만을 사서인지 연이은 너프로 빠르게 붕괴되었습니다. 레이드 던전의 너프야 예전부터 있던 일이긴 합니다만 울두아르의 경우 1주일 단위로 어렵다는 네임드들이 대거 너프됨으로 너무 빨리 난이도가 하락해버린 측면이 없잔아 있습니다. 뭐 그럼에도 울두아르는 리분의 가장 어려운 레이드 던전이었죠. 무지막지한 던전 규모도 유저들을 힘들게 한 요인 중 하나였구요. 하지만 어려웠던 만큼 박진감도 넘쳐서 각 네임드들을 공략해나가는 과정만큼은 정말 재미있던 던전이었습니다. 미미론이나 호디르 공략이 개인적으론 특히 재미있었네요. 특히 미미론.. 아 미미론은 정말 울두아르를 대표하는 네임드입니다. 네임드전이 그렇게 군더더기 없이 신나고 박진감 넘치게 구현된 네임드가 과연 와우 전체를 통틀어 몇이나 될까 싶네요. 반면 막보스 요그사론은 너무 피곤함이 부각되던 네임드였구요.
울두아르의 또 하나의 특징은 마지막 보스 요그사론을 넘어선 히든 보스 알갈론의 존재였습니다. 일부 네임드를 모두 하드 모드로 클리어해야 완료 가능한 던전 퀘스트를 통해 비밀 통로를 열고 일주일에 딱 한시간만 도전이 가능한 티탄의 파견자. 그 특수함만큼 알갈론은 엄청난 외적 포스를 자랑했고 난이도가 살벌했습니다. 특히 한시간의 트라이 시간 제한은 블리자드가 내놓은 일종의 컨텐츠 소모 대비 꽁수였는데 나름 성공적이었다고 볼 수 있겠네요. 드랍 아이템 중 별조각 칼날의 간지가 워낙 철철 넘치는지라 꼭 가지고 싶었는데, 정작 전 울두아르 중기에 접어들 쯤에 와우를 접었던지라 제 알갈론 첫 구경은 얼음왕관 성채 패치 이후였습니다. ...;
노스렌드의 초창기는..
울부짖는 협만의 최초 시작 지점을 높은 곳에서 바라본 모습
리분의 새로운 대륙, 노스렌드는 두곳의 시작지점이 있었는데요. 전 종족이 언데드였던지라 언더시티의 비행편를 통해 노스렌드의 울부짖는 협만 지역을 시작지점으로 삼았습니다. 확장팩이 적용되자마자 많은 유저가 빠른 레벨업을 위해 달리기 시작했고, 그 결과 퀘스트의 목표가 되는 몹들의 쟁탈전이 매우 치열했죠. 필드 레벨업의 경쟁이 치열함을 미리 예견한 일부 하드코어 유저들은 아예 인스턴스 던전의 무한 뺑뺑이 사냥만으로 레벨업을 시도하기도 했었습니다. (제가 플레이한 서버는 그런 유저들이 모두 각 직업별 최초 80레벨 위업을 달성했습니다) 리치왕의 분노의 퀘스트들은 이전 아웃랜드까지의 퀘스트들에 비해 좀 더 활동성이 강조되었고, 다양한 탈 것을 활용한 퀘스트들은 유저들에게 크게 호응을 얻었습니다. 후반대 퀘스트들의 경우엔 퀘스트 스토리의 진행도에 따라 필드가 변화하는 인스턴스 필드 개념이 도입되어서 퀘스트의 스토리 몰입도를 좀 더 높여주기도 했었구요. 또한 리분의 주인공인 리치왕 아서스가 초기 퀘스트들부터 간간히 유저들에게 그 모습을 비춤으로 커다란 스토리라인을 확실히 부각시켜주기도 했습니다.
노스렌드 전체를 통틀어 손꼽히는 멋진 건물이라 생각하는 마력의 탑
노스렌드의 5인 던전은 확실히 아웃랜드 시절의 5인 던전에 비해 난이도가 많이 낮아졌습니다. 메즈기의 활용을 거의 요구하지 않았고, 팀원들의 손발만 잘 맞는다면 광역기만 사용해도 무리가 없었습니다. 점사를 확실히 하는 것은 기본이요 메즈기의 활용이 절대적으로 요구됐던 아웃랜드 시절에 비하면 정말 쾌적했죠. 더불어 구조적으로 유저의 편의성이 많이 고려된 부분이 가장 마음에 들더군요. 80레벨만 되면 아무 조건없이 영웅 던전 진입이 가능하다는 것 역시 블리자드가 리분에서 의도한 바를 잘 느끼게 해줍니다. 그렇다고해서 영웅 던전들의 난이도가 무작정 쉬웠던 것은 아닙니다. 지금이야 세기말이라 유저들의 장비가 워낙 좋아지기도 했거니와 새로 적용된 시스템인 무작위 던전의 보상이 나쁘지 않아 상위 유저들도 5인 던전에 자주 참여하는 관계로 5인 던전은 애들 장난 같은 수준이지만, 초기만 해도 전멸이 빈번히 발생했었습니다.
이정도의 난잡함은 아무것도 아니었던 겨울 손아귀 호수
첫 기획 발표와 리분의 완전 초기만해도 유저들에게 열렬히 환영받았던 필드 전쟁의 메카, 겨울 손아귀. RvR 을 즐기는 유저들을 위해 아예 필드쟁을 위한 지역을 따로 마련하고 기존의 필드쟁에 각종 탈것과 도구를 추가해서 공성전 개념을 덧씌운 리분 확장팩의 야심작인데요. 결론적으로 겨울 손아귀는 실패작이었습니다. 워낙 많은 유저가 제한된 공간에 동시에 몰리는데다 거기에 각종 도구의 데이터까지 겹쳐지는 관계로 심각한 서버 부하를 일으켰고 겨울 손아귀에서 발생한 데이터 처리량의 부하는 서버 전체로 퍼져 서버 자체를 셧다운 시켜버리는 (..) 경우까지 발생하기도 했습니다. 덕분에 당시 낙스라마스와 같은 레이드 던전을 공략 중이던 수많은 공대들의 공대원들이 서버랙을 버티지 못해 한번에 몰살당해서 근처의 리스폰 장소에서 수백명의 유저가 한번에 리스폰되기도 했었죠. 블리자드가 겨울 손아귀 전쟁이 야기하는 서버 랙에 대한 조치를 취했음에도 겨울 손아귀로 인한 랙은 근본적인 해결이 되지 않았고 나중엔 인원 제한까지 걸어버렸더군요.
랙과의 전쟁이었던 낙스라마스 시기
낙스라마스 스샷이 없어 대체된 필드의 켈투자드
리분의 첫 공격대 던전은 낙스라마스입니다. 과거 오리지날 시절 상위 1% 유저 정도는 되야 문턱 구경정도 할 수 있었다는 던전을 리분에서 재활용 한 던전이죠. 재활용 던전이기에 과거의 모든 보스가 과거의 공략법과 동일했고, 덕분에 그만큼 유저들에게 빨리 점령되버린 던전이죠. 세계 최초 킬을 달성했다는 엔시디아 공대는 만렙도 아닌 77 레벨의 캐릭터로 이 던전의 공략을 완료해버리는 바람에 블리자드가 부랴부랴 80레벨 진입 제한을 걸어버리기도 했습니다. 대표적인 네임드는 패치워크, 타디우스, 라주비어스, 사피론, 켈투자드 등을 꼽을 수 있는데, 개인적으론 타디우스 공략을 가장 재미있게 즐겼습니다. 역시나 DPS 뻥튀기가 잘되다보니 딜하는 맛이 있었어요. (딜링 체크용 네임드는 패치워크였지만..) 가장 지옥같은 네임드는 글루스. 앞서 이야기 한 겨울 손아귀로 대표되는 서버 랙이 한창 극악으로 치닫던 시기가 바로 낙스라마스 공략 시기였고, 랙의 영향이 처절하게 다가오는 네임드가 바로 글루스였습니다. 쫄 드리블을 주로 담당했기에 아무리 때려도 반응없이 글루스의 아가리를 향해 기어가는 쫄들을 보기가 답답하기 이를데 없었고, 랙 때문에 어처구니 없는 거리에서 한방에 나가 떨어지기 일쑤이기도 했죠. 정말 낙스라마스 시기는 몹과의 싸움도, 공대 내 바보와의 싸움도 아닌 랙과의 싸움이었습니다.
낙스라마스의 막보스 켈투자드 드랍 아이템의 알짜배기는 인배 (인간 배반자), 최미 (최후의 미소), 변조 (변화의 조수), 성불 (성스러운 불꽃의 횃불) 입니다. 레이드 특성상 탱커가 중요하다보니 초반엔 최미를 포함해 최인변 3종세트가 부각되었고, 나중엔 최미를 제외하고 힐러를 위한 성불을 포함해 조인성 3종 세트로 불렸는데요. 낙스라마스 초기까지만 해도 리분의 초기였기에 골팟보단 주사위팟이 성행했었고 모두가 켈투자드가 드랍하는 알짜배기 아이템의 획득을 노렸습니다. 이때 부각된 우스갯소리가 바로 '켈투 앞 무득 성기사' 였죠. 인배는 징벌 특성에 적합했고 최미는 보호 특성에, 변조와 성불은 신성 특성의 최고 무기였습니다. 모두가 득관리를 하며 마지막 최상급 무기를 노리는 판에 이들 무기들을 모두 선택지로 가질 수 있는 성기사는 그야말로 얄미운 클래스였습니다. 꼭 이때 뿐 아니라 와우 전 기간을 통틀어 성기사 특유의 모든 템에 눈독 들일 수 있는 특성은 여타의 다른 클래스들에게 시기와 질투의 대상입니다.
일몰의 정복자 정도는 되야 와우 뉴요커
낙스라마스와 함께 말리고스가 지키는 마력의 탑 꼭대기 영원의 눈, 살타리온이 지키는 흑요석 성소가 짧은 던전으로 제공되었습니다. 말리고스는 3페이즈로 넘어가면 공대원 전원이 비룡을 타고 말리고스를 상대해야 하는 특이함 덕에 많은 공대원들이 비룡 조종에 익숙하지 않아 고전을 면키 어려운 보스였죠. 반면 빠르게 비룡 조종을 터득한 공대원들은 그렇지 않은 공대원들과 안드로메다 광년 거리의 딜량을 뽑을 수 있는 보스이기도 했습니다.
살타리온은 노멀 모드로 공략하면 가장 쉬운 보스였지만 하드 모드로 공략하면 가장 어려운 보스로 둔갑하는 리분의 레이드 특성 '하드 모드' 를 최초로 부각시킨 네임드였습니다. 황혼의 정복자와 일몰의 정복자라는 칭호를 주기에 성취감면에선 확실히 남다르긴 했지만 그에 반해 최고 난이도의 드랍 아이템 차이점은 '탈 것' 뿐이었기에 실용성 측면에선 별로였다고 할까요. (10인 던전의 일몰의 정복자가 25인 던전의 황혼의 정복자보다 난이도가 더 어려웠습니다) 당시 일몰의 정복자 칭호를 얻기 위한 유행이 일어나기도 했는데. 당시의 최고 난이도 공격대 도전이었다는 측면도 있었지만 가장 큰 이유는 310% 속도의 날탈을 얻기 위해선 10인 공격대 업적을 모두 달성해야 했고, 일몰의 정복자가 10인 공격대 업적에 포함되기 때문이었습니다. 물론 25인 공격대 업적을 모두 달성하면 좀 더 멋있는 310% 속도의 날탈이 지급됐었지만 여기엔 낙스라마스 불사신이란 불가능에 가까운 업적이 조건에 포함되었기에 모두 10인으로 우회했던 것이죠. 저도 당시 한창 일몰의 정복자를 달성하기 위해 직접 공대를 모아 마이크까지 잡으며 도전을 했었는데요. 거의 성공 직전에 제가 공략을 헷갈리는 바람에 마이크로 뻘소리를 해버려 도전에 실패했고, 결국 다른 공장의 파티원으로 칭호를 달았던 쓰디쓴(?) 기억이 있습니다.
아카본 신이시여 제발 저에게 티어 (or 투기셋) 를..
리분으로 넘어오며 아이템 수급의 두드러진 특징은 문장으로 티어 방어구 (or 탄력 방어구)를 구입할 수 있었을 뿐 아니라 아카본의 석실 네임드들에게서 티어 아이템들을 얻을 수 있었다는 겁니다. 아카본의 석실은 새로운 단계의 티어 장비가 업데이트 될때마다 에말론-코랄론-토라본 과 같은 네임드들이 추가되어 매번 새로운 티어를 유저들에게 선물했죠. 문제는 10명 혹은 25명의 공격대 인원 중 이들로부터 방어구를 얻을 수 있는 인원은 2~3명 뿐이었고 이조차 티어가 나올지 탄력이 나올지 혹은 어느 직업의 방어구가 나올지 알 수 없었기에 유저들에겐 일종의 일주일에 한번 경험하는 로또와도 같은 성격의 던전이었습니다. 다른 던전의 막공들은 대부분 골팟으로 아이템 입찰이 진행되는 것에 반해 아카본의 석실은 로또성이 워낙 짙었고 아이템을 착용할 수 있느냐 없느냐의 여부가 워낙 분명하게 갈리기에 주사위팟으로 진행되었죠. 리분 시기 만렙을 찍은 유저라면 누구나 한번쯤은 '제발 이번주엔 아카본신의 은혜가 내리기를..' 이란 바램을 느껴봤을 겁니다. 하지만 난 주사위조차 굴려본 적이 없고, 결과에 허탈할 뿐이고. 귀찮지만 다음주를 기약해야 하고, 다음주도 안나올 것 같고.. ...
리분의 하드코어 던전을 대표하는 울두아르
강력한 포스를 뽐내던 울두아르의 진보스 알갈론
사실 낙스라마스로 대표되는 리분의 첫 레이드 컨텐츠는 워낙 빨리 소모되었음에도 블리자드의 다음 컨텐츠 제공이 상당히 늦어져 많은 불만을 야기했습니다. 긴 기다림 끝에 업데이트된 리분의 두번째 컨텐츠는 울두아르의 비밀. 울두아르는 유저들의 긴 기다림에 보답이라도 하듯 엄청난 규모를 자랑했고, 낙스라마스가 상당히 낮은 난이도를 가졌던 것에 반해 비교적 높은 난이도를 보였던 레이드 던전입니다. 레이드 던전마저 광처리로 일관되던 쫄 구간은 메즈와 점사의 필요성이 다시 부각되었고 각 네임드는 모든 공대원들의 적절한 열할 분담과 보다 일사분란한 움직임을 요구했죠. 게다가 모든 네임드를 노말 하드 난이도로 나누어 선택 공략할 수 있도록 함으로 도전을 즐기던 유저들에게 여러모로 상당한 지지를 받았습니다.
하지만 울두아르의 어려운 레이드 컨셉은 낙스라마스로 쉬운 레이드에 익숙해진 대부분의 유저들에게 불만을 사서인지 연이은 너프로 빠르게 붕괴되었습니다. 레이드 던전의 너프야 예전부터 있던 일이긴 합니다만 울두아르의 경우 1주일 단위로 어렵다는 네임드들이 대거 너프됨으로 너무 빨리 난이도가 하락해버린 측면이 없잔아 있습니다. 뭐 그럼에도 울두아르는 리분의 가장 어려운 레이드 던전이었죠. 무지막지한 던전 규모도 유저들을 힘들게 한 요인 중 하나였구요. 하지만 어려웠던 만큼 박진감도 넘쳐서 각 네임드들을 공략해나가는 과정만큼은 정말 재미있던 던전이었습니다. 미미론이나 호디르 공략이 개인적으론 특히 재미있었네요. 특히 미미론.. 아 미미론은 정말 울두아르를 대표하는 네임드입니다. 네임드전이 그렇게 군더더기 없이 신나고 박진감 넘치게 구현된 네임드가 과연 와우 전체를 통틀어 몇이나 될까 싶네요. 반면 막보스 요그사론은 너무 피곤함이 부각되던 네임드였구요.
울두아르의 또 하나의 특징은 마지막 보스 요그사론을 넘어선 히든 보스 알갈론의 존재였습니다. 일부 네임드를 모두 하드 모드로 클리어해야 완료 가능한 던전 퀘스트를 통해 비밀 통로를 열고 일주일에 딱 한시간만 도전이 가능한 티탄의 파견자. 그 특수함만큼 알갈론은 엄청난 외적 포스를 자랑했고 난이도가 살벌했습니다. 특히 한시간의 트라이 시간 제한은 블리자드가 내놓은 일종의 컨텐츠 소모 대비 꽁수였는데 나름 성공적이었다고 볼 수 있겠네요. 드랍 아이템 중 별조각 칼날의 간지가 워낙 철철 넘치는지라 꼭 가지고 싶었는데, 정작 전 울두아르 중기에 접어들 쯤에 와우를 접었던지라 제 알갈론 첫 구경은 얼음왕관 성채 패치 이후였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