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전에 세번째 파트까지 업데이트한 뒤 중단했던 추억의 국산 패키지 게임들 연재를 재개합니다. 단편적으로 남아있는 기억과 웹에 남아있는 단편적 기록들을 짜집기(?)하며 글을 채우다보니 사실 게임 하나하나를 소개하는 내용 자체는 평범하기 이를데 없음에도 의외로 힘들게 진행했던 연재인데, 막상 블로그를 뜸하다 다시 시작하려니 이만한 소재도 없기에 (...) 남은 연재분을 마저 채워볼까 합니다.
개발사 : 미리내 소프트
유통사 : KOGA
국내 게임 산업의 큰 틀을 형성하던 미리내 소프트의 마지막 게임인 RPG 입니다. 이미 개미맨 시리즈로 게임과 연을 맺은바 있고 당시엔 레드 블러드라는 만화로 한창 인기몰이를 하던 김태형씨가 캐릭터 일러스트를 담당하기도 했습니다. (블레이드 & 소울, 창세기전 시리즈의 김형태씨가 아님) 국내 최초 풀 3D RPG 게임을 표방했으며, 세계관이나 스토리 역시 대작 지향적이나 정작 알맹이는 그닥 실속은 없었다고. 부대 단위의 전투가 특징이며 전투 중 죽은 장수를 부활시키는 귀장 시스템이 독창적인 모습을 보였지만, 당시의 국산 게임들이 의례 그렇듯이 버그로 인해 많은 원성을 들은 게임입니다. 시장의 반응은 꽤 괜찮았으나 유통사 코가가 부도가나는 바람에 대금 회수를 못해 미리내 소프트마저 부도가나는 사태에 이르게한 게임이기도 합니다. (개발 당시 수습 기획자였던 니양옹님의 관련 포스트, 미리내는 21세기들어 다시 부활하지만.. )
개발사 : 동서게임채널
유통사 : 동서게임채널
과거 광개토대왕이란 RTS 를 개발한 적 있는 동서게임채널이 유통사에서 개발사로의 완전한 전환을 꾀했던 게임이 삼국지 천명입니다. 삼국지라는 세자만 있으면 일단 먹고 들어간다는 게임계 낭설이 있듯이, 이 게임 역시 시장에서 큰 호응을 얻었고 덕분에 개발사 동서게임채널의 야심이 이때만 해도 성공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연령층을 막론하고 국내에서 삼국지 입문서로 유명한 만화 故고우영 화백의 만화 삼국지 원화를 바탕으로 주요 인물들의 캐릭터가 디자인되었으며 삼국지 세계관을 바탕으로 SF 세계관을 덧씌운 것이 특이사항입니다.
이전작인 광개토 대왕이 듄 2 의 영향을 받았다면 삼국지 천명은 그 후속작인 커맨드 앤 컨쿼의 영향을 받은 게임입니다. 게임성은 딱히 장점을 말하기도 단점을 말하기도 애매한 게임이었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비중이 크진 않지만 영웅 유닛이 존재하며 워낙 삼국지라는 소재 자체가 주는 장점이 크기에 당시 시장의 호응도 좋았고, 그만큼 기억하는 유저들도 많습니다. 윈도우가 구동 환경의 기본으로 자리잡아가던 시기에 DOS 를 구동 환경으로 내놓은 것은 시대에 뒤쳐지는 면이 있었으며, 윈도우를 기반으로 한 확장팩 손권의 야망이 출시되기도 했습니다. 훗날 수많은 조악 RTS 게임들이 출시됐던 것을 감안하면 그래도 90년대 RTS 게임으로 나름 괜찮았던 게임이라고 평할 수 있지 않나 싶습니다.
개발사 : 남일 소프트
유통사 : SKC
국내 최초의 연애 시뮬레이션 게임. 동급생으로 대표되는 일본에서 건너온 18금 연애 시뮬레이션 게임들이 음지에서 큰 인기를 끌었던 90년대 분위기가 결국 국내 제작사도 이에 동참하는 게임을 내놓는 계기가 되었다는 것을 부정할 수는 없을겁니다. 국내 정서상 일본 게임들처럼 고등학교를 배경으로 할 수는 없었을 것이고, 대학 캠퍼스라는 공간도 여성과의 데이트를 그려내기에 충분히 매력적인 무대이기에 많은 관심을 받은 게임입니다. 출시 이벤트로 실제 모델과의 미팅 이벤트를 주선하는 앞서나가는(?) 마케팅 전략을 펼치기도 했었구요. 동급생과 유사한 어드벤쳐 구성에 육성 요소가 가미됐습니다.
성인용 등급을 받은 게임이지만 게임 내에서 살 내음이 풍기는(?) 선정적인 묘사는 없습니다. 러브 호텔이 게임 내에서 등장하긴 하지만, 뻔히 예상할 수 있듯이 요리조리 빠져나가는 스토리 전개가 이어지는 방식. 매니아들에겐 다소 실례되는 이야기가 될 수 있지만 연애 시뮬레이션에서 뻔히 기대할 수 밖에 없는 그렇고 그런 장면이 없음에도 국내 정서에 맞게 조율된 이야기와 게임성 덕에 관심에 비례하는 제법 큰 호응을 얻었고, 이듬해엔 전편의 캐릭터들과 인기 연예인 엄정화 캐릭터를 등장시켜 결혼을 주제로 한 연애 시뮬레이션 게임 나의 신부를 선보이기도 했습니다. 나의 신부는 엄정화 전략까지 곁들여졌지만 전작의 인기가 무색할 정도로 시장에선 참패했으며, 남일 소프트는 이후 분사된 SKC 소프트웨어사업부와 합병되어 위자드 소프트로 거듭나게 됩니다. (애초에 남일 소프트가 SKC 소프트랜드의 별도 법인이었음)
개발사 : 재미 시스템
유통사 : KOGA
국내에서도 부동 지지층을 가지고 있는 남코의 테일즈 오브 시리즈의 영향을 받은 액션 RPG. 탑뷰 필드에서 적과 조우하면 사이드 뷰의 전투 화면으로 넘어가 액션성이 강한 전투를 펼치는 초기 테일즈 시리즈의 전투 시스템을 그대로 채용한 게임입니다. 재미있는 전투로 테일즈 시리즈가 인기가 많았던만큼 그 시스템을 채용한 이 게임 역시 국내 유저들에게 많은 추억을 남긴 게임인데, 흥미로운것은 95년 슈퍼 패미콤으로 출시됐던 테일즈 오브 판타지아 (트라이에이스/남코) 가 최초로 오프닝 영상에 음성 보컬을 삽입한 게임인 것과 유사하게 아트리아 대륙 전기는 국내 최초 음성 지원 RPG 라는 타이틀을 내세운 게임이라는 겁니다.
무식하게 높았던 난이도 밸런스와 그로인한 노가다를 지금도 기억하는 유저들이 많고, 전형적인 일본식 일방통행 게임임에도 진행 필수 요소에 대한 안배가 잘 이뤄지지 않아 원성을 사기도 했습니다. 이듬해 2편이 발매되긴 했으나 1편과 같은 인기를 끌진 못했습니다. 개발사 재미 시스템은 이름만 들어보면 80년대의 재미나가 연상되지만 별개의 회사인듯 하고, 훗날 메카닉 액션 게임 액시스 등을 개발하며 시류에만 편승하지 않는 독자적 노선을 탔던 개발사로 기억되는 회사입니다. 현재는 JCE 에 인수되어 JCE 의 게임 포털 조이시티에서 히어로즈 인 더 스카이를 서비스 중에 있습니다.
개발사 : 하이콤
유통사 : 하이콤
90년대 후반 나타난 새로운 국산 게임 시리즈 중 가장 큰 인기를 누렸던 액션 RPG 시리즈인 코룸의 첫 작품. 별다른 전투 모드가 없이 필드에서 바로 공격, 방어, 필살기 동작을 구사해 적들을 상대하며 주기적으로 차오르는 게이지에 따라 캐릭터의 공격력이 변하는 시스템을 채용했습니다. 지무신대전 네크론의 일러스트를 맡은바 있는 김태형씨가 코룸 역시 일러스트를 담당했고, 시리즈 3편까지 쭉 일러스트를 담당합니다. 일러스트만 보면 일본식 RPG 게임 같지만 정작 게임 외형은 디아블로와 같은 서구 스타일입니다. 호응도만 놓고 따지면 90년대 후반의 창세기전이라고 불러도 무방할만큼 큰 인기를 얻었고 그 인기에 힘입어 외전을 포함해 년단위로 총 4개의 게임이 출시되었습니다. 2003년부터는 코룸 온라인이라는 온라인 후속작이 서비스되어 왔으나 올해 6월 서비스가 종료되었구요.
대게 국산 RPG 시리즈가 1편의 인기에 힘입어 후속편이 등장하지만 대부분 씁쓸하게 묻혀버렸던 것과는 달리 코룸 시리즈는 시리즈를 거듭하며 매번 큰 인기를 얻었습니다. 유저들이 가장 호의적으로 기억하고 있는 시리즈는 2편으로 액션성을 대폭 높인 시스템과 화려해진 그래픽으로 큰 사랑을 받았습니다. 내외적으로 발전하는 모습과 매 시리즈 주인공이 바뀌며 펼쳐지는 대륙 연대기의 스케일이 큰 시나리오 등 여러모로 90년대 후반 국내 게임들 중 모범적 발전상을 보여준 시리즈이고, 그에 걸맞는 인기를 구가했던 시리즈입니다.
지무신대전 네크론 (1997)
개발사 : 미리내 소프트
유통사 : KOGA
국내 게임 산업의 큰 틀을 형성하던 미리내 소프트의 마지막 게임인 RPG 입니다. 이미 개미맨 시리즈로 게임과 연을 맺은바 있고 당시엔 레드 블러드라는 만화로 한창 인기몰이를 하던 김태형씨가 캐릭터 일러스트를 담당하기도 했습니다. (블레이드 & 소울, 창세기전 시리즈의 김형태씨가 아님) 국내 최초 풀 3D RPG 게임을 표방했으며, 세계관이나 스토리 역시 대작 지향적이나 정작 알맹이는 그닥 실속은 없었다고. 부대 단위의 전투가 특징이며 전투 중 죽은 장수를 부활시키는 귀장 시스템이 독창적인 모습을 보였지만, 당시의 국산 게임들이 의례 그렇듯이 버그로 인해 많은 원성을 들은 게임입니다. 시장의 반응은 꽤 괜찮았으나 유통사 코가가 부도가나는 바람에 대금 회수를 못해 미리내 소프트마저 부도가나는 사태에 이르게한 게임이기도 합니다. (개발 당시 수습 기획자였던 니양옹님의 관련 포스트, 미리내는 21세기들어 다시 부활하지만.. )
삼국지 천명 (1997)
개발사 : 동서게임채널
유통사 : 동서게임채널
과거 광개토대왕이란 RTS 를 개발한 적 있는 동서게임채널이 유통사에서 개발사로의 완전한 전환을 꾀했던 게임이 삼국지 천명입니다. 삼국지라는 세자만 있으면 일단 먹고 들어간다는 게임계 낭설이 있듯이, 이 게임 역시 시장에서 큰 호응을 얻었고 덕분에 개발사 동서게임채널의 야심이 이때만 해도 성공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연령층을 막론하고 국내에서 삼국지 입문서로 유명한 만화 故고우영 화백의 만화 삼국지 원화를 바탕으로 주요 인물들의 캐릭터가 디자인되었으며 삼국지 세계관을 바탕으로 SF 세계관을 덧씌운 것이 특이사항입니다.
이전작인 광개토 대왕이 듄 2 의 영향을 받았다면 삼국지 천명은 그 후속작인 커맨드 앤 컨쿼의 영향을 받은 게임입니다. 게임성은 딱히 장점을 말하기도 단점을 말하기도 애매한 게임이었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비중이 크진 않지만 영웅 유닛이 존재하며 워낙 삼국지라는 소재 자체가 주는 장점이 크기에 당시 시장의 호응도 좋았고, 그만큼 기억하는 유저들도 많습니다. 윈도우가 구동 환경의 기본으로 자리잡아가던 시기에 DOS 를 구동 환경으로 내놓은 것은 시대에 뒤쳐지는 면이 있었으며, 윈도우를 기반으로 한 확장팩 손권의 야망이 출시되기도 했습니다. 훗날 수많은 조악 RTS 게임들이 출시됐던 것을 감안하면 그래도 90년대 RTS 게임으로 나름 괜찮았던 게임이라고 평할 수 있지 않나 싶습니다.
캠퍼스 러브 스토리 (1997.04)
개발사 : 남일 소프트
유통사 : SKC
국내 최초의 연애 시뮬레이션 게임. 동급생으로 대표되는 일본에서 건너온 18금 연애 시뮬레이션 게임들이 음지에서 큰 인기를 끌었던 90년대 분위기가 결국 국내 제작사도 이에 동참하는 게임을 내놓는 계기가 되었다는 것을 부정할 수는 없을겁니다. 국내 정서상 일본 게임들처럼 고등학교를 배경으로 할 수는 없었을 것이고, 대학 캠퍼스라는 공간도 여성과의 데이트를 그려내기에 충분히 매력적인 무대이기에 많은 관심을 받은 게임입니다. 출시 이벤트로 실제 모델과의 미팅 이벤트를 주선하는 앞서나가는(?) 마케팅 전략을 펼치기도 했었구요. 동급생과 유사한 어드벤쳐 구성에 육성 요소가 가미됐습니다.
성인용 등급을 받은 게임이지만 게임 내에서 살 내음이 풍기는(?) 선정적인 묘사는 없습니다. 러브 호텔이 게임 내에서 등장하긴 하지만, 뻔히 예상할 수 있듯이 요리조리 빠져나가는 스토리 전개가 이어지는 방식. 매니아들에겐 다소 실례되는 이야기가 될 수 있지만 연애 시뮬레이션에서 뻔히 기대할 수 밖에 없는 그렇고 그런 장면이 없음에도 국내 정서에 맞게 조율된 이야기와 게임성 덕에 관심에 비례하는 제법 큰 호응을 얻었고, 이듬해엔 전편의 캐릭터들과 인기 연예인 엄정화 캐릭터를 등장시켜 결혼을 주제로 한 연애 시뮬레이션 게임 나의 신부를 선보이기도 했습니다. 나의 신부는 엄정화 전략까지 곁들여졌지만 전작의 인기가 무색할 정도로 시장에선 참패했으며, 남일 소프트는 이후 분사된 SKC 소프트웨어사업부와 합병되어 위자드 소프트로 거듭나게 됩니다. (애초에 남일 소프트가 SKC 소프트랜드의 별도 법인이었음)
아트리아 대륙 전기 (1997.04)
개발사 : 재미 시스템
유통사 : KOGA
국내에서도 부동 지지층을 가지고 있는 남코의 테일즈 오브 시리즈의 영향을 받은 액션 RPG. 탑뷰 필드에서 적과 조우하면 사이드 뷰의 전투 화면으로 넘어가 액션성이 강한 전투를 펼치는 초기 테일즈 시리즈의 전투 시스템을 그대로 채용한 게임입니다. 재미있는 전투로 테일즈 시리즈가 인기가 많았던만큼 그 시스템을 채용한 이 게임 역시 국내 유저들에게 많은 추억을 남긴 게임인데, 흥미로운것은 95년 슈퍼 패미콤으로 출시됐던 테일즈 오브 판타지아 (트라이에이스/남코) 가 최초로 오프닝 영상에 음성 보컬을 삽입한 게임인 것과 유사하게 아트리아 대륙 전기는 국내 최초 음성 지원 RPG 라는 타이틀을 내세운 게임이라는 겁니다.
무식하게 높았던 난이도 밸런스와 그로인한 노가다를 지금도 기억하는 유저들이 많고, 전형적인 일본식 일방통행 게임임에도 진행 필수 요소에 대한 안배가 잘 이뤄지지 않아 원성을 사기도 했습니다. 이듬해 2편이 발매되긴 했으나 1편과 같은 인기를 끌진 못했습니다. 개발사 재미 시스템은 이름만 들어보면 80년대의 재미나가 연상되지만 별개의 회사인듯 하고, 훗날 메카닉 액션 게임 액시스 등을 개발하며 시류에만 편승하지 않는 독자적 노선을 탔던 개발사로 기억되는 회사입니다. 현재는 JCE 에 인수되어 JCE 의 게임 포털 조이시티에서 히어로즈 인 더 스카이를 서비스 중에 있습니다.
코룸 (1997.04)
개발사 : 하이콤
유통사 : 하이콤
90년대 후반 나타난 새로운 국산 게임 시리즈 중 가장 큰 인기를 누렸던 액션 RPG 시리즈인 코룸의 첫 작품. 별다른 전투 모드가 없이 필드에서 바로 공격, 방어, 필살기 동작을 구사해 적들을 상대하며 주기적으로 차오르는 게이지에 따라 캐릭터의 공격력이 변하는 시스템을 채용했습니다. 지무신대전 네크론의 일러스트를 맡은바 있는 김태형씨가 코룸 역시 일러스트를 담당했고, 시리즈 3편까지 쭉 일러스트를 담당합니다. 일러스트만 보면 일본식 RPG 게임 같지만 정작 게임 외형은 디아블로와 같은 서구 스타일입니다. 호응도만 놓고 따지면 90년대 후반의 창세기전이라고 불러도 무방할만큼 큰 인기를 얻었고 그 인기에 힘입어 외전을 포함해 년단위로 총 4개의 게임이 출시되었습니다. 2003년부터는 코룸 온라인이라는 온라인 후속작이 서비스되어 왔으나 올해 6월 서비스가 종료되었구요.
대게 국산 RPG 시리즈가 1편의 인기에 힘입어 후속편이 등장하지만 대부분 씁쓸하게 묻혀버렸던 것과는 달리 코룸 시리즈는 시리즈를 거듭하며 매번 큰 인기를 얻었습니다. 유저들이 가장 호의적으로 기억하고 있는 시리즈는 2편으로 액션성을 대폭 높인 시스템과 화려해진 그래픽으로 큰 사랑을 받았습니다. 내외적으로 발전하는 모습과 매 시리즈 주인공이 바뀌며 펼쳐지는 대륙 연대기의 스케일이 큰 시나리오 등 여러모로 90년대 후반 국내 게임들 중 모범적 발전상을 보여준 시리즈이고, 그에 걸맞는 인기를 구가했던 시리즈입니다.
디어사이드 3 (1997. 06)
개발사 : 스튜디오 자코뱅
유통사 : 비스코
현재 국내 고전 게임 매니아들, 특히 국산 고전 게임에 관싶이 깊은 매니아들 사이에서 크게 칭송받고 있는 게임 중 하나지만 정작 발매 당시에는 시장의 별 반응없이 조용히 역사속으로 사라져간 게임이 디어사이드 3 입니다. 국내 게임사에선 정말 찾기 힘든 어드벤쳐 장르를 취하고 있으며 미래 배경 속에 무거운 이야기를 시니컬하게 풀어나가는 분위기 등 여러모로 대중적 코드와 맞는 게임이라 보기는 힘들며, 그래서 더욱 일부 매니아들에게 어필할 수밖에 없는 게임이기도 합니다.
포인트 앤 클릭의 전통적인 어드벤쳐 진행 방식에 진행 부분적으로 액션이 가미된 것 역시 이 게임의 특이점이며, 액션 파트의 존재는 디어사이드 3 를 우호적으로 보는 유저들 사이에서조차 호불호가 갈리는 부분이기도 합니다. 훗날 킹덤 언더 파이어 : 크루세이더의 프로듀서로 이름을 날린 이현기씨가 프로그래밍을 제외한 전 파트를 혼자 작업했다고하며, 1, 2편은 기획만 짜여져있다 세상에 나오지 못했고, 4편은 13부작 모바일 게임으로 1부가 출시되었으나 그 후 업데이트는 없었습니다. 훗날 국산 휴대용 게임기 GP32 지원 게임으로 선보이기도 했지만 GP32 자체가 워낙 안습인지라..
어두운 스토리와 칙칙한 톤의 색상, 현학적 대사들. 이 게임만큼 비틀어진 분위기를 대놓고 내풍기는 게임을 찾기란 쉽지 않습니다. 너무 비틀어지다보니 다소 과장된 측면이 없잖아 있다곤 하지만 그것이 이 게임의 매력이자 가치라고 여겨도 무방할 정도랄까요. 국산 게임사 전체를 놓고봐도 참 특이한 게임이고, 그만큼 의미있는 게임임에는 분명합니다.
소울 슬레이어즈 (1997. 07)
개발사 : 그림 엔터테인먼트
유통사 : 아스텔 미디어
게임으로써는 다소 억울하게 들릴지도 모르지만, 개인적으로는 국산 패키지 게임사 중 최고의 낚시 스킬을 부린 게임 중 하나라고 기억하는 RPG 게임, 소울 슬레이어즈. 출시전 게임 잡지의 광고나 기사를 통해 꽤 적극적으로 홍보를 했었으며, 그 홍보의 중심엔 수채화풍의 분위기있는 일러스트가 큰 몫을 차지했습니다. 지금이야 왠만한 게임들이 전부 화려한 일러스트를 기본적으로 깔고 시작하지만, 당시엔 소울 슬레이어즈가 선보였던 수준의 일러스트가 국산 게임에선 찾아보기 힘들었습니다. (소울 슬레이어즈의 일러스트 작업을 했던 분 역시 디어사이드 3 의 이현기씨와 마찬가지로 킹덤 언더 파이어 : 크루세이더와 연이 있는 분입니다)
하지만 정작 게임이 발매된 후, 게임 시작부터 게임 오버 화면을 가볍게 선사하는 극악의 난이도 조절과 일러스트의 흔적은 찾아볼 수 없는 이질감 넘치는 그래픽 (정지화면은 그나마 볼만하지만 움직임이나 동영상은 극악이었던걸로 기억), 각종 버그 등으로 많은 유저들이 기대했던 것과는 다른 모습을 선보이며 사라져갔습니다. 첫 마을 영상씬이 아직도 기억에 남는데, 정체모를 악당들에게 불태워지는 마을의 모습을 담은 그 영상은 창모드에선 화면이 작아 답답했고, 전체화면으로 보면 픽셀 수를 세는 것이 가능했을 정도로 매우 조악한 품질을 보였습니다. 그 영상을 본 후 짧은 욕지거리와 함께 다시는 이 게임을 실행하지 않았던 것이 제가 기억하는 소울 슬레이어즈입니다. (...) 그 뒤 풍문으로 들리는 이 게임에 대한 몇 안되는 이야기들은 그러길 잘했다는 안도감의 한숨을 내쉬게 해줬다는 뭐 그런 이야기..
드로이얀 (1997.12)
개발사 : KRG 소프트
유통사 : ENK 엔터테인먼트
게임스쿨 출신의 KRG 소프트 처녀작으로 원래 저해상도 (320x240) 로 개발되기 시작했으나 중간 고해상도 (640x480) 로 프로젝트가 전면 수정됨에 따라 개발중이던 저해상도 버전이 무료로 공개된 바 있습니다. 상용화된 고해상도 버전은 동명의 드로이얀 이란 제목으로 출시됐으나 드로이얀 플러스라 불리었구요. 저해상도 버전은 전형적인 일본식 RPG 의 느낌이지만 고해상도 버전은 디아블로와 같은 서구권 RPG 의 느낌이 풍기는 대조를 보입니다. 무난한 그래픽, 턴제 전투, 난이도 선택 가능 등이 특징이며 98년 소프트웨어 대상을 수상하기도 했었습니다.
드로이얀의 인기 덕에 이듬해 드로이얀 넥스트라는 횡스크롤 액션 속편이 빠르게 출시되기도 했습니다만 망작의 수준이었고, 99년 정식 속편이 발매되었으나 역시 전작의 기대에 못미치는 반응을 얻었습니다. 동영상만큼은 볼만했다는 드로이얀 2 는 전작이 판타지 기반이었던 것에 반해 SF 기반의 세계관을 가졌고, 이를 기반으로 2000년대 초반부터 드로이얀 온라인이 런칭되어 지금도 서비스중에 있지만 시장에서의 인지도는.. 결국 1편의 성공 덕분에 당시 유저들에게 그 이름을 기억하게끔 하는 게임 시리즈라고 할 수 있습니다. (망작의 충격으로 기억한다면 그것도 가능한 이야기.. 제 경우는 넥스트만 해봤었기 때문에 오히려 그런 케이스)